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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영화 Movie Review

소공녀(Microhabitat, 2017) 영화리뷰/추천영화/집에서 볼만한 영화/국내영화추천/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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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Microhabitat, 2017)

 

 

 

 

(출처 : 영화 소공

 

마치 영화 속에 들어가 주인공 '미소'를 가까이서 관찰하듯이 몰입해서 영화를 봤습니다. 미소는 담배 한 대와 위스키를 위해 집을 포기했고 떠돌이 생활을 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담배와 위스키만 있다면요.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난의 끝에 서있음에도 미소는 사랑하는 남자친구와의 작별의 순간 외에는 아슬아슬하고 약해보이는 모습이 전혀 비치지 않습니다.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도 다를바 없어 보였고 자기 자존을 잃지 않고 소신있고 단단해 보였습니다. 지인들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아끼지 않습니다. 진정한 자유로운 영혼, 작가 카트린 지타가 말한 일상을 여행하듯이 사는 여행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집을 포기하고 자신의 취향을 좇아 하루를 살아내는 하루살이 인생이라고 글로 적어 표현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줄거리"

"집은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 친구만 있다면 더 바라는 것이 없는 3년 차 프로 가사도우미 ‘미소’. 새해가 되자 집세도 오르고 담배와 위스키 가격마저 올랐지만 일당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좋아하는 것들이 비싸지는 세상에서 미소가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집입니다.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현대판 소공녀의 도시생활을 다룬 영화입니다.

 

 

#1. 줄줄 새어나가는 쌀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미소(이솜)는 대학원생 지인의 집 청소를 해주고 하루치 일당과 함께 쌀을 받아 나옵니다. 구멍 난 검은 봉지에 담긴 쌀은 미소가 걸어가는 길 따라 줄줄 새어 나옵니다. 마치 미소의 현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전혀 난방이 안 되는 방 안에서 남자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너무 추워서 달콤한 시간도 잠시입니다. 미소의 벌이는 그대로이지만 월세, 담배값, 위스키 값은 다 오릅니다. 게다가 미소는 머리카락이 하얘지는 희귀병을 앓고 있어 약은 평생 먹어야 합니다. 가사도우미로 일하며 겨우 잔고를 채워나가고 채워진 돈은 월세, 담배, 위스키, 세금, 약값으로 금세 새어나갑니다. 미소가 흘린 쌀처럼 말이죠.

(출처 : 영화 소공녀)

 

 

 

#2. 삶에 표준이 있는가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 두 가지는 반드시 기억할 것입니다. 위스키와 담배. 미소는 집은 없어도 위스키와 담배, 남자 친구만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남자 친구는 돈을 벌기 위해 결국 하고 싶은 만화 그리는 일도 포기하고 사우디아라비아로 자원해서 일하러 가게 됩니다. 다소 상실감을 느낍니다.

집이 없어 대학시절 밴드부 동아리 친구들을 한 명씩 찾아갑니다. 몇몇 친구들은 미소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기라면 담배를 끊어서라도 집을 구했을 텐데, 잘못됐네 등 눈치를 주며 오지랖 넓은 소리들을 늘어놓습니다. 당연한 반응들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결국 저도 편견에 갇혀있었던 것입니다. 

미소는 "이게 그렇게 이상한 거야?" 한 친구가 말합니다. "스탠더드는 아니지"라고 말합니다. 삶에 과연 스탠더드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 

(출처 : 영화 소공녀)
(출처 : 영화 소공녀)

 

 

 

#3. 현대판 소공녀 미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집도 과감하게 포기해버리는 미소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있어도 아마 사회에서는 낙오자 취급을 받지 않을까. 저 또한 저도 모르는 새 편견에 갇혀 이 영화를 바라보고 있었음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나는 영화 속 미소의 친구들을 보며 나라면 저렇게 안 했을 텐데라고 스스로 착각하면서 말이죠.

저는 어떠한 교훈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그냥 '미소'라는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을, 한 사람의 삶을 담담하게 바라본 것으로 만족합니다.

 

(출처 : 영화 소공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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