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START-UP, 2019)
"줄거리"
가출 청소년의 어설픈 세상 적응기를 그린 다음 웹툰 원작 영화 시동입니다.
사고뭉치 반항아 택일(박정민)은 무작정 집을 떠난 곳에서 장품반점을 우연히 보게 되고, 그곳에서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나게 됩니다. 집을 나와 당장 갈 곳도 없고 돈도 없는 택일은 장품반점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택일의 절친 상필(정해인)은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할머니를 위해 빨리 돈을 벌고자 지인 소개로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고리대금업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가출소녀 빨간 머리 경주(최성은)까지. 이들의 좌충우돌 사회 적응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1. 예고편 보고 홀려서 봤습니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스토리도 재밌어 보였습니다. 예고편을 봤을 떄 영화 '극한직업'이 생각났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거석이형 마블리를 보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배우 박정민 씨도 나와서 '이건 꼭 봐야지' 하는 영화로 꼽았었습니다.
다음에서 연재된 웹툰 시동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결말이 조금 아쉽다는 평이 많았었는데요 저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사실 예고편 보고 잔뜩 기대했다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는 얘기를 듣고 살짝 기대치를 낮추었습니다. 몇 회에 걸쳐 연재되는 웹툰의 방대한 스토리를 영화 한 편에 잘 담아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거나 스토리 구성은 좀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특히 정말 좋아하는 웹툰이 영화화가 될 때 큰 기대를 하기 마련이고 그만큼 실망도 클 것입니다. 하지만 웹툰을 다 보지 않았음에도 캐스팅만큼은 정말 완벽했다고 생각합니다.
#2. 힘들어도 뭉치면 살 만합니다.
각 캐릭터들의 속사정만을 들여다봤을 때는 상당히 무겁습니다. 가출 청소년, 고리대금업, 고아, 불법 철거반, 미성년자 성매매 등 고등학교도 제대로 못나온 청소년들이 사회생활에 적응하기란 차갑고 무서운 게 현실입니다. 거석이형 또한 과거 조직에 몸을 담았었지만 조용히 빠져나와 장품반점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며 신분을 숨기고 살아갑니다. 택일은 고등학교는 자퇴하고 무작정 가출한 뒤 장품반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배달일을 시작합니다. 사고만 치다 가출하고 어머니 속을 많이 썩이는 마냥 철없는 반항아 같았지만 처음으로 받은 월급을 어머니에게 고스란히 다 가져다 드리는 면모를 보입니다. 택일의 어머니는 후보에서 그쳤지만 전직 배구선수였습니다. 지금은 하나뿐인 아들 먹여 살리려고 식당일을 하다 작은 토스트 가게를 차립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아들을 위해 늘 밥상을 차려놓습니다. 상필은 할머니랑 단 둘이 살며 할머니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일을 시작했는데 의도하지 않게 본인과 전혀 맞지 않는 고리대금업 일을 배우게 됩니다. 채무자에게 돈 받으러 갔다가 피 터지게 두드려 맞아 입원까지 하고, 돈을 받아내려고 칼까지 꺼내드는 폭력성 짙은 광경들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빨간 머리 소녀 경주도 가출 청소년입니다. 택일과 있을 때 싸움을 정말 잘 하는 줄 알았지만 성인 남자 2명을 감당해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갈 곳 없는 경주도 장품반점의 식구가 됩니다. 장품반점의 배달원 배구만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입니다. 거석이형 밑에서 일을 배우며 주방장의 꿈을 품습니다. 장품반점의 주인 공사장님은 딸아이를 잃은 아픔이 있습니다. 거석이형을 만난 후 아픔을 딛고 장품반점을 계속 운영해왔습니다.
공사장님 집에는 장품반점 식구들이 모여 삽니다. 피 한 방울 안 섞여 있지만 가족처럼 함께 먹고 자고 일하며 똘똘 뭉쳐 살아갑니다. 각자 힘들고 괴로운 속사정들을 품고 있지만 주변에 함께 살아가는 좋은 사람들이 있기에 잘 이겨내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물론 다 잊어버리기란 힘든 것이고 또다시 수면 위로 올라 괴롭힐 때도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시련이 오기도 하고요. 이렇게 사회의 무겁고 어두운 면을 담고 있지만 다소 유쾌하게 그려나가 가볍게 볼 수 있었습니다.
#3. 단발머리 거석이형, 의식의 흐름, 짜장면
단발머리에 핑크색 맨투맨을 입고 트와이스 춤을 추는 거석이형은 웃음 포인트일 수밖에 없습니다. 상필과의 영상 통화에서 '택일이는 죽었다'라고 말하는 액정 속 거석이형 또한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시동 속에서는 마블리의 모습들을 볼 수 있고 웃음도 선사해줍니다. 웃음 포인트의 대부분은 단발머리 거석이형이 나오는 씬이었던 것 같습니다. 택일이와의 케미도 좋고 재밌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마무리되는데 음.. 조금 더 보여줘야 하는 컷들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결론이 납니다. 그래서 아쉬운감이 남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의식의 흐름 따라 영화를 보다 보면 짜장면 먹고 싶어집니다..
아무튼 편하게 웃으며 잘 봤습니다. 왠지 명절에 특선영화로 다시 만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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