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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영화 Movie Review

변산 (Sunset in My Hometown, 2017) 영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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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Sunset in My Hometown, 2017)

 

 

 

 

#1. 믿고 보는 이준익 감독님의 작품

저는 이준익 감독님의 작품 중 2010년에 나온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가장 좋아합니다. 어린 학생의 나이에 영화 편식도 심했던 당시, 처음으로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누군지 찾아봤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그 감정은 잊히지 않습니다. 

변산이 개봉했을 당시 문화생활과는 담쌓은 채 힘겹고 고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개봉한 줄도 모르고 있었죠. 미래에 대한 불안감, 낮은 자존감, 무기력함 속에서 간신히 하루를 버티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은 주말 아침이었는데 이 영화 한 편으로 그 날 하루가 행복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리뷰에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아 보여서 좋았습니다. 

내 고향은 폐향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게 노을밖에 없네.

이 영화 묘미가 위의 두 문장에 다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 안 본 사람 없게 해 주세요!

 

 

(출처 : 다음 영화 변산)

 

 

#2. 영화 줄거리

고등학교 때 학수(박정민)는 전국 백일장 대회에서 시를 써서 장원급제를 받을 정도로 우수한 인재였습니다. 시인이 될 줄 알았지만 래퍼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작은 단칸방 고시원에 살면서 편의점 알바와 발렛파킹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쇼미더머니 3차 오디션을 앞두고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는 한 통의 전화에 마음이 흔들린 학수는 결국 오디션에서 실수를 하고 6번째였던 도전도 불합격으로 마무리됩니다. 학수는 친구의 차를 빌려 아버지가 계신 고향 변산으로 향합니다. 학수는 아버지와 철천지 원수지간에 가깝습니다. 학수의 친어머니가 돌아가신 날 학수의 아버지는 장례식장에 얼굴 한번 비추지를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학수는 아버지와의 연은 거의 끊다시피 하고 살아왔었습니다. 아버지의 병실에 가보니 고등학교 동창 선미(김고은)가 있었습니다. 선미의 아버지와 학수의 아버지가 같은 병실에 입원해있었기 때문이죠. 학수에게 전화를 한 것도 선미였습니다. 

기억 속에 묻어 두고 싶었던 고향으로 다시 내려가게 된 학수는 그곳에서 선미를 비롯해 고등학교 때 친구들, 교생 선생님, 학창 시절 짝사랑했던 미경(신현빈), 어릴 적 학수에게 괴롭힌 당했었던 용대(고준)까지 과거의 인연들을 한 차례씩 마주하게 됩니다.

 

 

 

 

#3. 브런치 작가, 박정민 배우님

영화를 검색해보다 우연히 브런치에서 작가로 활동 중인 박정민 배우님의 글을 봤습니다. 변산 브런치 3편으로 이어지는데 영화만큼 재밌었습니다. 저는 큭큭 웃으면서 봤었는데 댓글들은 사뭇 진지해 보여 살짝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의 말보다는 한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1편 중>

"네 감독님"

"정민아 너 랩 잘하지?"

"..."
많은 생각이 오가는 순간이었다.
"좋아하죠."

"비와이만큼 하지?"

"..."
많은 사유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그분은 쇼미 1등인데요."

"아 그러냐? 그럼 도끼만큼은 하지?"

"..."
참아야 한다.
"그 분은 심사를 하시는 분인데요."

"아 그러냐? 너 노래방에서 랩 잘하던데."

"..."
나이도 지긋하신데 날 놀리려고 하시는 건 아닐 거야.
"왜요 감독님?"

"내가 래퍼가 주인공인 영화를 하나 생각 중인데 너 지금 하는 거 언제 끝나냐."

"8월 정도요?"

"알았어. 그냥 잊어버려."

 

"근데 말이야. 주인공이 너라서 여자 배우가 좀 인지도가 있어야 돼."

'좋죠! 그럼 제니퍼 로렌스!'라고 말하고 싶은 걸 참았다. 

"누구 생각하고 계세요?"
"김고은 어떠냐."
"고은이는 안 할 걸요."
"왜?"
"<도깨비> 장난 아님. 토르 이김."

그래도 시나리오를 한 번 줘보시겠다는 감독님의 말에 알겠다고, 하지만 기대는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곤, 제니퍼 로렌스가 좋을지 엘리자베스 올슨이 좋을지 고민을 하는 며칠이었다. 그리곤 전화가 걸려왔다. 김고은이 한다고. 왜지. 왜 때문이지. 내가 공유 선배와 닮아간다는 연상호 감독님발 헛소문을 어디서 주워들은 것인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문자메시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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